8장 귀금속 재료 가공 방법 ① – 용해부터 단조까지

귀금속 공예의 첫 단계는 재료를 녹이고 성형하는 과정으로 시작됩니다.
금, 은, 백금 등의 금속은 높은 온도에서 용융되어 원하는 형태로 가공되며,
이 과정은 세공의 품질과 강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기초 단계입니다.

1. 귀금속의 용해 (Melting)

귀금속 용해란 금속을 녹는점 이상으로 가열해 액체 상태로 만드는 작업입니다.

  • 금의 녹는점: 1,064℃
  • 은의 녹는점: 960.5℃
  • 백금의 용융점: 1,773℃

용해 과정에서는 산소와 LPG, 혹은 LNG를 사용해 고온의 불꽃을 만들며,
용해된 금속은 주조틀에 부어 원하는 형태의 덩어리(괴, 인곳)로 만듭니다.

2. 용해 재료와 도구

  • 귀금속: 금, 은, 백금 등
  • 합금재료: 구리, 아연, 니켈, 팔라듐 등으로 순금속의 특성을 보완
  • 용해도가니: 금속을 녹이는 그릇 (세라믹 또는 흑연 재질)
  • 주조틀: 용해된 금속을 부어 고형화시키는 틀
  • 용해 토치: 산소 + LPG 혹은 LNG 혼합가스를 사용
  • 플럭스(Flux): 금속 표면의 산화를 방지하고 녹은 금속이 잘 흐르도록 돕는 약

3. 합금 만들기

용해 과정에서 금속의 비율을 조절해 다양한 합금을 만듭니다.

  • 18K 금: 금(75%) + 은(15%) + 구리(10%)
  • 925 스털링 실버: 은(92.5%) + 구리(7.5%)
  • 백금 18K: 백금(75%) + 팔라듐(25%)

이러한 조성은 금속의 색상, 강도, 연성 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4. 용해 순서

  1. 용해 토치를 이용해 도가니를 가열한다.
  2. 귀금속을 도가니에 넣고 전체적으로 열을 골고루 전달한다.
  3. 합금재를 넣고 흑연봉으로 잘 섞이도록 저어준다.
  4. 녹은 금속을 주조틀에 붓고 식힌다.
  5. 굳은 주괴를 꺼내어 표면의 불순물을 제거한다.

5. 단조하기 (Forging)

용해로 만든 귀금속 덩어리는 그대로 사용할 수 없을 만큼 조직이 거칩니다.
이때 망치로 두들겨 조직을 치밀하게 다지는 과정을 단조(鍛造)라고 합니다.
단조는 재료의 강도와 탄성을 높여 이후의 가공 단계를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한 필수 과정입니다.

(1) 벌름질

용해된 금속을 망치로 여러 차례 두드려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입니다.
너무 세게 치면 균열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일정한 리듬으로 천천히 두드려야 합니다.

(2) 각재 벌름질

직사각형의 금속 덩어리를 일정한 방향으로 두드리며 각진 형태를 유지시키는 과정입니다.
이때 손과 눈의 균형감이 중요하며, 균일한 형태를 위해 꾸준한 망치질이 요구됩니다.

(3) 판재 벌름질

금속을 얇은 판 형태로 펴는 공정입니다.
너무 빠르게 열을 가하면 금속이 찢어질 수 있으므로, 열풀림(annealing)을 병행하여
내부 응력을 자주 제거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압연 (Rolling)

단조로 기본 형태를 만든 후에는 압연기를 사용해 일정한 두께의 판이나 선으로 만듭니다.
회전 롤러 사이에 금속을 넣고 점차 간격을 줄여가며 얇게 늘리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은 귀금속의 평탄도와 강도를 높이며, 이후 인발 및 성형의 기초가 됩니다.

[정리]
귀금속 용해와 단조 공정은 단순히 녹이고 두드리는 과정이 아닙니다.
금속의 물성을 이해하고, 열과 압력을 섬세하게 제어하는 기술이 핵심입니다.
이 기초가 튼튼해야 그 위에 세밀한 세공과 아름다운 마감이 완성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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