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금속 공예에서 전반부의 ‘용해·단조’가 재료의 기초를 다지는 과정이라면,
이번 단계부터는 ‘정교한 조립과 마감’을 통해 작품으로 완성되는 구간입니다.
대표적인 공정으로는 땜질, 줄질, 연마, 광택이 있습니다.
1. 귀금속 땜질 (Soldering)
땜질은 금속 자체를 녹이는 것이 아니라,
두 금속 부품 사이를 ‘땜’이라 불리는 금속재로 연결하는 열 접합 공정입니다.
열과 화학반응을 이용해 부드럽지만 견고한 결합을 만들어냅니다.
기본 구성
- 토치: LPG 또는 LNG 가스로 열을 발생시키는 도구
- 땜(Solder): 금, 은, 백금 계열의 합금. 용융점에 따라 강땜·중땜·약땜으로 구분
- 플럭스(Flux): 산화를 방지하고 땜이 잘 퍼지게 돕는 약품
- 내화벽돌: 열을 견디는 작업대 역할
- 핀셋 및 클립: 작은 부품을 고정하기 위한 도구
- 산처리용 용액(Pickle): 땜 후 산화막을 제거하는 세척용 산성 용액
땜의 종류
- 강땜(745℃): 가장 높은 온도로 강한 결합을 필요로 할 때 사용
- 중땜(710℃): 두 번째 결합에 사용
- 약땜(680℃): 마무리나 미세한 수정 작업용
보통 여러 번의 땜질이 필요할 경우, 높은 온도 → 낮은 온도 순서로 진행해
앞서 붙인 부분이 다시 녹지 않도록 조절합니다.
기본 과정
- 금속 표면의 기름기와 산화물을 깨끗이 닦는다.
- 플럭스를 바르고 땜 조각을 접합면 사이에 배치한다.
- 토치 불꽃을 천천히 이동시키며 금속 전체를 예열한다.
- 땜이 스며들 듯 녹아 결합되면 즉시 열을 멈춘다.
- 식힌 후, 산처리액에 담가 산화막을 제거하고 깨끗이 헹군다.
이 과정은 세밀함과 온도 감각이 핵심이며, 초보자에게 가장 어려운 단계 중 하나입니다.
2. 귀금속 줄질 (Filing)
줄질은 금속의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단계입니다.
톱질이나 땜질 후 남은 거친 면을 정리하고, 디자인 형태를 세밀하게 완성시킵니다.
주요 도구
- 줄(File): 평, 반원, 원, 사각, 삼각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
- 바이스(Vise): 작업물을 고정하는 도구
- 사포대 및 브러시: 세밀한 마무리용
- 줄 브러시: 줄의 틈새에 낀 금속 찌꺼기 제거
줄질의 기본 방법
- 금속의 형태와 곡선에 맞는 줄을 선택한다.
- 두 손으로 고르게 밀면서 일정한 방향으로 표면을 다듬는다.
- 거친 면은 평줄로, 곡면은 반원줄로 정리한다.
- 불필요한 힘을 주지 말고 일정한 압력으로 반복해 면을 평탄하게 만든다.
- 마무리 단계에서는 사포(400~1200번)를 이용해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는다.
줄질은 조형미뿐 아니라 후속 공정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섬세한 작업입니다.
3. 연마(Sanding)와 광내기(Polishing)
연마와 광내기는 귀금속 세공의 마지막 단계로,
제품의 질감과 시각적 완성도를 결정짓습니다.
(1) 연마 과정
연마는 표면의 흠집, 땜 자국, 줄 자국 등을 제거해
부드럽고 반사율이 균일한 표면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 거친 사포(400~600번): 잔 흠집 제거
- 중간 사포(800~1000번): 표면 정리
- 미세 사포(1200~2000번): 광택 전 마감 정리
곡면이나 틈새는 고무 연마봉이나 스틱을 이용해 세밀하게 다듬습니다.
(2) 광내기 과정
연마 후에는 광택제와 버프를 사용하여 금속의 표면을 반짝이게 만듭니다.
- 광택제: 금속별로 청봉, 적봉, 백봉 등 종류가 다름
- 버프: 천·펠트 버프를 회전시켜 광택을 내는 도구
- 폴리싱 머신: 모터로 버프를 회전시키는 장비
청봉 → 적봉 → 백봉 순서로 진행하며,
마지막에는 초음파 세척기로 잔여 광택제를 깨끗이 제거합니다.
4. 연마·광택 시 주의사항
- 사포질은 항상 일정한 방향으로 진행해야 균일한 반사면이 형성됨
- 과도한 열은 도금층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장시간 마찰 금지
- 광택 후에는 반드시 중성세제로 세척하여 표면 변색을 방지
[정리]
땜질, 줄질, 연마, 광택은 귀금속 세공의 ‘미세조정 구간’입니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작은 결합선 하나, 표면의 반사각도 하나가
작품 전체의 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인의 손끝에서는 단순한 금속이 아닌
빛과 질감이 살아 있는 ‘예술적 재료’로 다시 태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