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오랫동안 진리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금반지를 착용하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색이 탁해지거나 어두워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순금(24K)은 정말 변하지 않는 걸까요? 그리고 18K나 14K 제품이 쉽게 변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금의 변색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오래도록 반짝이게 유지하는 관리법까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순금은 거의 변색되지 않지만, 착용용 금은 대부분 ‘합금’
순금은 공기나 물, 대부분의 화학물질에도 반응하지 않아 부식이나 산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박물관에 전시된 수천 년 된 금 장신구가 여전히 빛나는 것이죠.
그러나 우리가 일상적으로 착용하는 반지는 24K보다는 18K(금 75%)나 14K(금 58.5%) 비율로 만들어집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순금은 너무 부드러워 쉽게 긁히고 휘기 때문에,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구리(Cu)나 은(Ag), 니켈(Ni) 등을 섞어 단단하게 만듭니다.
이 합금 금속들이 공기 중 산소나 황(S) 성분, 땀과의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표면이 변색되는 것입니다.
변색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네 가지
피부의 땀과 유분
인체의 땀에는 염분과 지방산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성분이 금속 표면의 합금과 반응하면서 색이 어두워지거나 붉게 변합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이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공기 중 황(S) 성분
대기 중에 미량 포함된 황화합물이나 화장품, 향수 속 황 성분이 금속 표면에 결합하면서 ‘황화 반응’이 일어납니다. 이는 은제품이 검게 변하는 이유와 같은 원리입니다.
세제, 향수, 로션 등 화학제품
화장품이나 세제 속 알코올·염기성 물질은 금속의 도금층을 손상시킵니다. 반복 노출될수록 광택이 줄어들고 금속 표면이 탁해집니다.
고온과 습기 변화
사우나, 물놀이, 햇빛 아래 장시간 노출은 금속 산화를 촉진시켜 색 변화를 빠르게 일으킵니다.
18K와 14K의 변색 차이
18K는 금 함량이 높아 산화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고 색이 오래 유지됩니다. 반면 14K는 구리 함량이 많아 붉은빛이 감도는데, 이 구리 성분이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하면서 붉게 또는 어둡게 변색됩니다.
즉, K수가 낮을수록 변색 속도가 빠르다고 보면 됩니다.
집에서 가능한 금 세척법
- 가정에서도 간단히 세척할 수 있습니다.
- 미온수에 중성세제(주방용세제)를 한두 방울 떨어뜨립니다.
- 부드러운 칫솔이나 천으로 표면을 살살 닦습니다.
- 깨끗한 물에 헹군 후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합니다.
-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건조한 곳에 보관합니다.
- 이 방법은 도금이 벗겨지지 않은 금제품에는 안전하지만, 로듐도금 제품은 과도한 문지름을 피해야 합니다.
장기보관 시 변색을 막는 팁
- 착용 후 바로 보관하지 말고, 땀과 유분을 닦아낸 후 천에 싸서 보관합니다.
- 향수·로션을 바른 직후에는 바로 착용하지 말고 충분히 흡수된 뒤 착용하세요.
- 금속끼리 부딪히면 미세한 스크래치가 생겨 광택이 줄어듭니다. 개별 포장 보관이 좋습니다.
- 장기보관 시에는 지퍼백에 실리카겔을 함께 넣어 습기를 차단하세요.
이미 변색된 금반지를 되살리는 방법
전문 세공점에서는 초음파 세척기를 사용해 미세한 이물질을 제거하고, 버핑(Polishing) 과정을 통해 표면 광택을 복원합니다.
도금이 벗겨진 경우에는 로듐도금(Re-Plating) 으로 새 제품처럼 반짝이는 표면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금의 무게 손실은 거의 없으며, 광택과 색상이 동시에 복원됩니다.
결론
- 순금은 거의 변색되지 않지만, 우리가 착용하는 대부분의 금반지는 합금이므로 변색이 가능합니다.
- 땀, 향수, 세제 등 생활 속 화학성분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 세척과 건조 보관만 잘해도 변색을 80% 이상 예방할 수 있습니다.
- 변색이 진행된 경우 세공점의 광택 복원이나 도금 재처리로 원상 복구가 가능합니다.
- 정기적으로 관리하면 금 제품은 세대를 이어 사용할 만큼 오래도록 빛을 유지합니다.
